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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서점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일본 커피책, 커피 로스팅,

by 테라코타01 202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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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 서점인 것 같은 정은문고에서 나온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총 페이지 141페이지. 지은이 쇼노 유지. 책 가격 11,800원.

 

커피 로스팅을 하는 직업을 가진 저자가 자영업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 현실적인 생활 에세이입니다.

 

 

 

도서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사진
쇼노 유지의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입니다.

 

 

 

 

우연히 네이버에 포스팅된 소개 글을 읽고 알라딘으로 주문을 했는데, 요렇게 아담한 사이즈일 줄은 몰랐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가 있고 활자도 큰 편이어서 생각보다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더군요.

 

 

 

#고향에서 여행사 다니다가 커피 로스팅을 차린 주인공

 

쇼노 유지는 현재 고향인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커피 로스팅 가게인 <아알토 커피>와 문화복합공간을 병행하는 <14g>이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지방 도시인 고향으로 돌아와서 이렇다할 뜻 없이 여행사에 취직해서 영업 관련 업무를 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서른 여섯살에 커피 로스팅 기계를 사서 자영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 저자인 쇼노 유지의 사진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뒷쪽에 언급된 쇼노 유지와 그의 커피 로스터인 '아알토군'입니다.

 

 

 

글 내용은 아름답게 미화되거나 과장은 없어 보여서 괜찮았습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직장을 다니면서 겪는 어려움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커피 로스팅 가게를 차리면서 자신이 느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더라구요.

 

 

#꿈보다 중요한 것은 날마다 이어지는 생활

 

이 책의 특징은 그냥 툭툭 던지는 글에 삶의 무게가 실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도 알맹이만으로도 충분한 글들이어서 읽기가 편했습니다.

 

커피 로스팅 가게를 열게 된 계기는 폼나는 직업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내와 자식이 2명으로 늘어나면서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고 솔직하게 적혀 있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와 닿았던 몇 개의 문장을 적어 보고 싶어서 올려 봅니다.

 

 

「소중한 건 꿈이 아니라 매일의 생활.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보단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를 깨닫고 그 일을 착실히 해나가길 바란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가는 게 꿈이라는 생각은 아슬아슬하다.」

 

 

「지금 되고 싶은 것이 없더라도 일단 돈을 모아두길 바란다.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곧바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방법은 뭐가 됐든 상관없다.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다.」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커피는 어떤 맛일까

 

 

저자인 쇼노 유지는 자영업에 대해서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에서 자기 만의 정의를 내리는데요.

 

「자영업은 당연한 일을 하루하루 같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로스팅하는 커피는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커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적었습니다.

 

J.D 샐린더가 1950년대에 발표한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커피는 과연 어떤 커피일까요?

 

 

책에는 간단히 설명되어 있는데요. 

 

'언제나 새로운 손님이 찾아오면서도 단골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커피'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장황하지 않지만 날카로운 단문들의 매력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의 사진과 운영하는 2개의 매장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자신이 쓴 글처럼 덤덤하고 차분한 톤의 가게라는 느낌이 옵니다.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직업을 바꾸고 싶거나, 새로운 생활을 계획하는 사람들.

 

아니면 현재의 삶을 뚜벅뚜벅 걷는 모든 이들이 꽤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실려 있는 책입니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스타벅스 같은 유명 브랜드들도 있지만, 개인들이 운영하는 개성 있는 커피숍이나 커피 로스팅 브랜드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교토의 커피숍들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일본은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 <카모메식당>, <해피해피브레드>처럼 커피 로스팅을 소재로 한 잔잔한 영화들도 참 좋더라구요.

 

<해피해피브레드>에서 여주인공의 차분한 융드립,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에서 여주인공이 생두를 로스팅하는 장면은 소소해 보이지만, 참 시선을 떼기가 어려운 명장면들인 것 같습니다.

 

 

현재 저자인 쇼노 유지는 단편 소설을 집필중이라고 하니까, 새로운 책도 곧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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